보건관리자로 발령받은 첫 달에 확인할 것
· 6분 분량 · 보건관리자 · 인수인계 · 연간 계획
발령이 나면 보통 인수인계 파일을 받습니다. 폴더가 열 개쯤 되고, 어느 것부터 열어야 하는지는 안 적혀 있습니다. 전임자가 이미 나갔으면 물어볼 사람도 없죠.
첫 달에 할 일은 파일을 다 읽는 게 아닙니다. 날짜부터 찾는 것입니다. 이미 시작된 기한이 몇 개 있고, 그중 하나는 발령일에 시작됩니다.
먼저, 나에게 걸린 기한
사업장 업무를 파악하기 전에 확인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보건관리자 본인에게 걸린 교육 기한입니다.
이 3개월이 발령일부터 셉니다. 업무를 파악하는 데 두 달을 쓰고 나면 남는 시간이 한 달인데, 교육 일정은 원하는 때에 열리지 않습니다. 지역에 따라 다음 차수가 두 달 뒤인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첫 주에 위탁 교육기관 일정을 먼저 확인하고 자리를 잡아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여기에 딸린 이점이 하나 있습니다. 직무교육을 이수하면 그 시간만큼 해당 연도의 정기교육을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받아야 하는 교육이니 일찍 받는 쪽이 이득입니다.
그다음, 사업장에 걸린 기한 — 날짜 세 개
여기서부터는 인수인계 파일을 뒤지는 게 아니라 세 가지 날짜를 받아적는 작업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날”과 “다음에 해야 하는 날”이요.
① 작업환경측정 — 마지막 측정일과 초과 여부
기본은 반기 1회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업장이 기본 주기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주기가 짧아지는 경우와 늘어나는 경우가 각각 있습니다.
기본 · 반기 1회 이상
단축(3개월 1회 이상) · 허가대상유해물질과 특별관리물질의 측정치가 노출기준을 초과하는 경우, 그 밖의 화학적 인자의 측정치가 노출기준을 2배 이상 초과하는 경우
연장(1년 1회 이상) · 최근 1년간 공정·작업방법·설비·사용 화학물질 변경 등 결과에 영향을 주는 변화가 없고, 소음이 최근 2회 연속 85dB 미만이거나 그 밖의 모든 인자가 최근 2회 연속 노출기준 미만인 경우 (허가대상유해물질·특별관리물질은 제외)
신규·변경 · 작업장이나 작업공정이 신규 가동 또는 변경되어 측정 대상이 된 경우 30일 이내
지난 측정 결과보고서를 꺼내서 초과 항목이 있는지 먼저 봐야 합니다. 초과가 있었으면 반기가 아니라 3개월입니다. 전임자가 반기로 알고 잡아둔 일정이 이미 틀린 경우가 여기서 나옵니다.
그리고 신규·변경 30일이 실무에서 가장 잘 놓치는 조항입니다. 공정을 새로 돌리거나 설비를 옮긴 일이 최근에 있었는지 생산 쪽에 확인해보세요. 측정 일정표에는 안 잡혀 있을 겁니다.
② 건강진단 — 직종 구분과 대상자 명단
일반건강진단은 직종에 따라 갈립니다.
사무직 구분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어도 교대하지 않는 한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업무라면 비사무직으로 분류합니다. 콜센터나 상담 업무가 여기 해당하죠. 구분이 애매하면 근로자 건강 보호에 유리한 쪽으로, 즉 1년 주기로 잡는 것이 타당합니다.
특수건강진단은 대상자 명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대상 유해인자가 181종이고, 우리 사업장에서 그중 무엇을 쓰는지는 MSDS와 작업환경측정 결과로 확인합니다.
주기가 유해인자마다 다르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한 부서에서 벤젠과 야간작업이 함께 걸려 있으면 두 주기를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명단을 “사람”이 아니라 “사람 × 유해인자”로 정리해두면 다음 해에 훨씬 편해집니다.
③ 산업안전보건위원회 — 개최 횟수와 회의록
정기회의는 분기마다 위원장이 소집합니다. 확인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올해 몇 번 열렸는지, 그리고 회의록이 남아 있는지요.
회의록에는 개최 일시와 장소, 출석위원, 심의 내용과 의결·결정 사항, 그 밖의 토의사항을 적어 갖춰 두어야 합니다. 지난 회의에서 의결된 보건 관련 사항이 있으면 그게 곧 내 업무 목록입니다. 시행령 제22조 제1항 1호가 “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업무”를 보건관리자 업무로 정해두고 있으니까요.
현장에서 눈으로 봐야 하는 것
여기서부터는 서류가 아니라 현장입니다. 파일에 있는 것과 현장에 있는 것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라, 첫 달에 한 번은 돌아봐야 합니다.
- 화학물질 목록이 현장과 맞는지. 대장에 없는 통이 있거나, 대장에는 있는데 이미 안 쓰는 물질이 있습니다
- MSDS가 실제로 게시돼 있는지. 캐비닛 보관과 게시는 다릅니다
- 경고표지가 소분 용기에도 붙어 있는지. 원통이 아니라 분무기에서 지적이 나옵니다
- 국소배기장치가 도는지. 설치돼 있는데 스위치를 안 켜는 경우가 있습니다
- 보호구가 지급만 되고 착용되지 않는지
1번과 2번은 화학물질 관리대장과 MSDS 게시를 다룬 글에서, 3번은 경고표지글에서 각각 자세히 적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록이 어디까지 있는지
전임자의 기록을 확인하는 건 감사가 아니라 내 방어선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시행령 제22조가 보건관리자 업무로 정한 열네 가지 중, 조건 없이 무조건 본인 업무인 것은 13호 “업무수행 내용의 기록·유지” 하나입니다. 업무 범위를 다룬 글에서 그 구조를 적었습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순회점검 기록이 언제까지 있나, 건의했는데 회신이 없는 건이 남아 있나, 지난 점검이나 감독에서 받은 지적 중 아직 안 닫힌 게 있나.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미결 상태로 담당자가 바뀌면 그 건은 새 담당자 것이 됩니다.
첫 달 목록
- 직무교육 신규교육 일정 확보 (발령일부터 3개월)
- 선임 신고가 접수됐는지 확인
- 지난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확인 — 초과 항목이 있으면 주기가 3개월
- 최근 공정·설비 변경이 있었는지 생산 쪽에 확인 (있으면 30일 이내 측정)
- 일반건강진단 대상자 사무직·비사무직 구분과 마지막 실시일
- 특수건강진단 대상자를 “사람 × 유해인자”로 정리, 유해인자별 주기 확인
- 위원회 올해 개최 횟수와 회의록, 의결된 보건 사항
- 현장 한 바퀴 — 화학물질 목록, MSDS 게시, 경고표지, 배기장치, 보호구
- 미결 지적사항과 회신 없는 건의 목록
아홉 개가 많아 보이지만 대부분 날짜와 명단을 확인하는 일이라 하루 이틀에 끝납니다. 그리고 이걸 해두면 그해 연간 계획이 저절로 나옵니다. 확인한 날짜들이 곧 일정표니까요.
이 글은 산업보건 담당자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참고 자료입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니 시행 중인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해주세요. 내용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시면 고치겠습니다.